골프/빈스윙 칼럼

드라이버 연습, 비거리를 늘리기 위함인가?

빈스 윙 2012. 7. 13. 07:30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하듯이 연습장에 가면 드라이버만 죽어라 패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어프러치 연습을 하는 사람은 반도 안 된다. 한 때 나는 드라이버로 공을 쭉쭉 날려 보내는 그들이 부러웠던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빨래줄 같은 타구로 공을 쳐내는 골퍼를 보면 많이 부럽다.

 

60KG도 안 나가는 가냘픈(?) 체격을 가진 내게는 언감생심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거리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세컨샷을 하는데 선택의 폭이 넓어질 뿐만 아니라, 롱아이언 보다는 숏아이언으로 좀 더 정확하게 그린에 올릴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초보골퍼들의 실상은 드라이버를 잘 보내놓고도 숏게임이나 퍼팅에서 우왕좌왕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래서 나온 말이 '드라이버도 한 타, 퍼팅도 한 타'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맞는 말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꼭 맞는 말 같지는 않다.

 

분명히 드라이버는 한 타가 맞다. 하지만 이것은 드라이버 티샷의 위험요소를 배제하였을 경우에 한 타지, 위험요소를 포함시키면 한 타가 아니다. OB가 나서 다시 치면 세 번째 샷이 되고, OB티에서 치면 네 번째 샷이 되는데 어떻게 드라이버 샷을 한 타로만 볼 수 있겠는가?

 

반면, 퍼팅은 이러한 위험요소가 없다. 물론 어이없게 짧거나 길면 3퍼팅 / 4퍼팅을 할 수도 있는 것이 퍼팅이기는 하지만 최소한 드라이버 샷처럼 벌타를 받을 수는 없는 것이 퍼팅이다. (골프규칙을 위반해서 받는 벌타는 제외하고)

 

물론 숏게임과 퍼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한 말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골퍼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혹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골퍼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에 글을 올린다. (사실은 내가 액면 그대로 그 말을 믿었으니까.)

 

또 한 가지 우리가 흔히 듣는 말 중에 하나가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 이라는 말이 있다. 이 역시 퍼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라고 생각되는데, 드라이버를 잘 치면 훌륭한 쇼가 될 수 있겠지만, 드라이버샷이 오비가 나면 정말로 남들 보기 좋은 쇼를 하는 꼴이 되지만 결국 돈과 직결되는 사안이 되고 만다. OB를 남발하는 초보골퍼에게는 드라이버도 돈인 셈이다.

 

위에서 얘기한 두 가지 말이 퍼팅의 중요성을 얘기하고는 있지만, 이건 드라이버 샷이 안정적일 경우, 다시 말해서 OB나 헤저드에 빠지지 않았을 경우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그래서 연습장의 초보골퍼들은 거리를 늘리기 위해 드라이버 연습을 한다기 보다, 안정적인 샷을 위해 드라이버만 주구장창 때려 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초보골퍼의 경우는 드라이버 티샷이 오비가 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위축된다. 그리고 OB티에서 네 번째 샷을 해야 하는 것이 왠지 모르게 무안해지기도 한다. 초보골퍼의 드라이버 샷 실수는 단순하게 한 번의 미스샷으로 끝나지 않는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그 다음 샷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골프레슨에서는 숏게임 연습을 많이 하라고 하지만, 초보골퍼들이 숏게임 연습보다는 드라이버 샷에 몰두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한다. 숏게임에서 그린을 사이에 두고 온탕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초보골퍼들이 느끼기에는 아마도 드라이버 티샷의 OB가 정신적인 충격이 더 큰 것 같다.

 

초보골퍼가 드라이버를 연습하는 것은 대부분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구질(슬라이스)로 인해 벌타로 스코어를 다 까먹는 것이 아깝기 때문이다. 굳이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는다 해도 티샷의 OB만큼은 최대한 줄이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한 라운드에서 드라이버의 사용횟수는 14번이지만, 퍼팅은 30번 이상을 하게 되니 사용빈도에 따라서 연습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은 드라이버가 안정되지 못해서 OB를 자주 내는 초보골퍼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말이 아닐까 한다.

 

초보골퍼는 드라이버 샷도 퍼팅도 모두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어떤 것을 연습의 우선 순위에 둘 것이냐는 스코어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골퍼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