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고수는 2온과 비거리를 우선시 한다?

빈스 윙 2012. 7. 16. 07:30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은 2온 보다는 3, 비거리보다는 정교함, 그리고 롱게임보다는 숏게임에 비중을 둔 글이 많았다. 지금 현재 나의 입장을 위주로 글을 쓰다 보니 그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특히 지난 주에 쓴 글에 여러 고수님들께서 댓글을 달아 주셨는데, 이러한 나의 의견에 반하는 글들이 있었다.

 

내가 고수라고 생각하는 독자들 중에는 싱글핸디캡퍼도 계시고, 그저 내가 개인적으로 고수일 것 같다고 생각을 하는 독자 분들도 계시다. 그 분들의 댓글을 몇 개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제대로 된 골프스윙이 없이 비거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비거리 없이 정교함만 추구한다면 골프스윙이 아니라…”

 

일반적인 골퍼라면 정확도보다는 비거리를 선택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았습니다. 비거리를 더 확보하고, 그 다음에 정교함을 갖추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2온을 해야 버디 기회가 있어서 다른 홀의 실수를 만회할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80대에 진입하는 거죠.”

 

실제 필드에서는 70%만 힘쓰더라도 연습장에서는 무조건 비거리죠. 비거리 늘리는 게 드라이버 때리는 목적인 1인입니다.”

 

블로그와 카페에 달린 댓글을 종합해 보면 대부분의 골퍼들이 3온과 숏게임 그리고 정교함 쪽에 공감을 표해 주셨다. ‘평균타수 100, 절대 못 치는 골퍼가 아니다 - http://blog.daum.net/beanswing/178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싱글핸디캡퍼는 전체 골퍼의 5%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마도 전체 댓글 중에서 약 5% 정도의 댓글이 비거리와 2온을 우위에 두는 댓글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사실 초보골퍼들도 최종적인 목표는 2온이 되어야 하고, ‘골프, 비거리에 낀 거품을 아시나요? - http://blog.daum.net/beanswing/158에서 언급한 성인남성 골퍼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라는 200~215야드 정도를 밑돈다면 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조사 시점보다 장비가 좋아져서 비거리가 조금 더 늘어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30~240미터 혹은 그 이상의 거리를 뻥뻥 날려대는 골퍼에게는 우스운 거리일지 몰라도 비거리가 200미터가 안 나가는 골퍼에게는 비거리를 10~20미터 늘린다는 것이 쉽지 않은 문제다. 이 부분에서 비거리가 제법 나가는 골퍼들은 누구나 쉽게 220미터 정도는 날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정작 200미터도 날리기 힘든 골퍼에게 220미터는 버거운 거리로 느껴질 것이다.

 

 

나 역시 220미터 정도만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하지만 꼴랑(?) 200미터 정도 밖에 나가지 않는 현실을 감안해서 초보골퍼들의 경우 드라이버의 비거리보다는 숏게임에 치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지의 글이나 은근히 3온 작전을 유도하는 글을 쓴 것이 사실이다.

 

사실 비거리에 대해서는 이제서야 왜 비거리에 목을 매는지 알겠다 - http://blog.daum.net/beanswing/398에서 밝혔듯이 비거리가 많이 나가면 라운드를 운용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그리고 그 동안 숏게임을 우위에 두는 글을 많이 쓴 이유로 내가 비거리가 적게 나가므로 자기 방어적인 혹은 자기 합리화적인 측면에서 글을 쓴 것일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실제로 비거리와 정교함, 어느 쪽에 승부를 걸까? - http://blog.daum.net/beanswing/775에서 정교함을 선택한 나에게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아 주신 골퍼가 계시다.

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덜 했거나 그것에 대한 갈망의 부족함을 정교함으로 대신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나는 아픈 곳을 찔린 듯한 느낌이라고 답글을 썼다.

 

왜냐하면, 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노력의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꾸준하게 지속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비거리에 대해 거의 자포자기의 상태에 빠져서 비거리를 늘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속단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거리에 욕심을 내지 말자고 한 이유는 내 자신이 비거리가 많이 나가지 않으니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기 합리화적인 측면에서 쓴 것도 있지만, 비거리 라는 것이 욕심을 낸다고 쉽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비거리에 대한 아쉬움과 부족함을 정교함으로 메우려는 자기 합리화적인 생각의 글을 썼다는 독자의 지적을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지적을 해 주신 칼라똥님께 감사의 인사를 대신한다. 자칫 자기 독선에 빠져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은 물론 많은 독자들에게(특히, 초보골퍼) 판단을 흐리게 할 수도 있는 글에 경종을 울려 주신 셈이다.

 

반드시 고수들이 2온과 비거리를 우선시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2온을 쉽게 할 수 있을 정도의 드라이버 비거리가 나온다면 경기를 풀어가기가 아주 쉬워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드라이버 티샷이 오비가 나거나 세컨샷을 공략하기 힘든 지점에 떨어져서도 안 된다.

 

초보골퍼가 짧은 시간에 비거리를 늘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세컨샷을 공략하기 쉬운 지점에 떨어뜨리는 것은 더 더욱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니만큼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라운드 경험이 적은 초보골퍼들은 티샷의 실수로 인해서 그 홀의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첫 단추를 잘 끼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3온으로 그린을 공략할 것이냐, 혹은 2온으로 공략할 것이냐는 골퍼의 비거리와 전략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내가 주로 3온으로 공략한다고 해서 모든 골퍼에게 이를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다. 다만, 무리하게 2온을 고집하다가 더 큰 실수를 하기보다는 제일 자신 있는 샷으로 제일 자신 있는 거리를 남기는 전략도 초보골퍼에게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2온보다는 안정적인 3온을 기대하는 소극적인 나의 홀 공략방법은 아직도 골프에 자신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도 항상 2온을 기대할 수 있는 드라이버 샷의 비거리로 3온보다는 2온을 우위에 두는 그런 골프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