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안 맞는 샷과 잘 맞는 샷, 어느 것을 연습하지?

빈스 윙 2012. 7. 19. 07:30

일반적인 골프레슨에서는 공이 잘 맞지 않으면 연습을 바로 중단하라고 한다. 그 이유는 머리는 잘 맞은 공을 기억할지 모라도 몸은 연습량이 많았던 동작을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소에 잘 맞던 공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은 스윙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으니 변화된 스윙이 몸에 익기 전에 연습을 중단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실상은 조금 다르다. 연습장에서 보면 계속 슬라이스가 나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슬라이스를 생산해내는 골퍼들을 볼 수 있다. 초보골퍼들의 경우 에임을 정 중앙으로 하고 공을 왼쪽으로 보내려고 하면 할수록 슬라이스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라이스의 원인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별로 보이지 않고 계속 스윙을 하면서 공을 왼쪽으로 보내려는 노력만 하는 것 같다. 결국 슬라이스를 날리는 방법이 몸에 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 왕초보 골퍼의 경우는 모든 샷이 잘 안 맞는데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마음골프학교의 김헌 선생님은 이에 대해 빈 스윙으로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실패한 샷의 경험을 몸에 축적하기 보다는 빈 스윙으로 스윙궤도를 점검하면서 제대로 된 스윙의 느낌이 왔을 때 샷을 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스윙이 안정적이지 못한 초보골퍼일수록 빈 스윙을 많이 하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인 골퍼의 심리는 안 맞는 샷은 잘 맞을 때까지 연습하려고 하고, 잘 맞는 샷은 잘 맞으니 기분이 좋아서 안 맞을 때까지 연습을 하기 마련이다. 결국은 안 맞는 샷을 연습하면서 혹시 올바르지 못할 수도 있는 변화된 스윙이 몸에 배고, 잘 맞은 샷의 이미지나 느낌은 머리 속에 잠시 남아있다가 그냥 허공으로 날려 보내고 안 맞을 때까지 연습을 하니 남는 것은 잘 안 맞은 샷의 느낌과 이미지뿐인 셈이다.

 

 

나 역시 일반적인 골퍼들의 심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안 맞는 샷이나 클럽은 몇 번 쳐보고 오늘은 아닌가 보다 라는 생각으로 그만 두게 되는데, 잘 맞는 샷은 임팩트 순간의 짜릿한 느낌에 취해서 안 맞을 때까지 연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이 잘 맞지 않으면 즉시 연습을 중단하고, 잘 맞는 경우에는 잘 맞을 때 중단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에 비해서 연습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니 연습시간은 길더라도 공을 치는 횟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타이거 우즈는 이런 말을 했다. “얼마나 오래 혹은 얼마나 많은 공을 때렸는가로 연습시간을 가늠하지 말아라. 내게 있어 가장 생산적인 연습은 모두 20분 내에 끝났다.

 

연습의 양보다는 질을 우선시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이 잘 맞지 않을 경우에는 무작정 샷을 날리면서 공이 잘 맞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물 한 잔 들이키면서 여유로운 상태에서 다시 해 보거나 원인을 찾아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연습을 하다가 내가 지금 무슨 연습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어떤 한 가지 연습목표를 가지고 연습을 하다가도 기계적이고 습관적인 스윙동작이 연습목표를 망각시키기 때문이다. 막연히 클럽을 휘두르는 연습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연습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안 맞는 샷에 대해서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잘 맞는 샷에 대해서는 그 느낌과 이미지를 아주 소중히 간직할 수 있다면 연습의 효과는 높아질 것이다. 스윙연습을 하면서 누구에게나 공이 잘 맞지 않는 날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날은 안 맞는 샷을 연습하느니 그냥 푹 쉬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