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라운드를 할 때마다 거의 모든 라운드 기록을 남기는데, 그 라운드 기록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스코어만 적는 것이 아니라, 한 라운드에 했던 모든 샷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그런데 그 기록을 유심히 살펴 보니 미스 샷보다 더 안 좋은 샷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스 샷보다 더 안 좋은 샷이 과연 무엇일까? 오늘은 일단 미스 샷보다 더 안 좋은 두 가지 미스 샷을 언급할까 한다.
오비가 나거나 헤저드에 빠져서 벌타를 먹게 되는 샷? 그건 그냥 미스 샷인데 벌타가 있는 미스 샷에 불과하다. 원래 보내려고 했던 거리에 절반에도 못 미치거나 그린을 훌쩍 넘겨서 오비가 나는 샷? 그것도 마찬가지로 그냥 미스 샷일 뿐이다. 그럼? 도대체? 뭐란 말인가?
첫 번째는 바로 실수한 다음에 하는 미스 샷이다. 라운드 기록을 살펴 보니, 미스 샷이 나오고 그 다음 샷을 또 미스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특히, 백돌이 시절에는 그러한 경우가 더 심했다. 일반적으로 백돌이 시절에는 퍼팅을 제외한 60여 개의 샷 중에서 1/4 정도에 해당하는 15개 내외(많으면 1/3이 넘는 20개 이상 한 적도 있다.)의 미스 샷을 범했다.
내가 정하는 미스 샷의 기준은 뒷땅을 심하게 치거나 톱볼이 나서 원래 보내려고 했던 거리의 1/2에도 못 미치는 경우나 오비가 나거나 헤저드에 빠지는 경우이다. 어찌 보면 상당히 관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미스 샷을 양산해 냈던 것이다.
내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미스 샷을 분석해 보면 일반적인 미스 샷 3개는 1타의 손해를 가져오고, 그린 주변에서의 미스 샷 1개는 1타에 가까운 손해를 가져오고, 연이어 발생하는 미스 샷은 그린 주변일 경우 무조건 1.5타 이상 2타까지 손해 보게 되고, 세컨샷과 서드샷을 연이어 미스하는 경우에는 1타 이상의 손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오비를 감안하지 않고, 다음 샷으로 만회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실수한 다음에 연이어 나오는 미스 샷은 주로 어처구니없는 샷을 한 다음에 주로 발생한다. 그린에 거의 다 가서 50미터도 남지 않은 거리에서 뒷땅을 쳐서 절반도 못 보낸다거나, 톱볼이 나는 바람에 그린을 훌쩍 넘겨 오비가 나거나 혹은 그린 너머 경사가 심한 곳에 공을 보내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샷이 나오면 너무 실망한 나머지(이런 것을 멘붕이라고 하나보다.) 그 다음 샷을 대충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다닌 골프장의 경우는 대부분 그린의 뒤쪽이 높아서 그린을 넘기면 왼발이 낮은 경사에서 다음 샷을 해야 하거나 그린 뒤편은 오비 지역인 경우가 많다.)
그렇게 대충 친 샷이 생각지도 않게 굿샷이 되거나 행운의 샷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나의 경우를 살펴 보면 또 다시 미스 샷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홀에서는 영락없이 트리플 보기나 양파가 나온다. 어쩌면 미리 포기하는 마음이 생겨서 대충 치고 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골프 > 빈스윙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가진 골프 라운드, 배울 점은 더 많다 (0) | 2012.08.09 |
---|---|
골프관련 서적은 쳐다보지도 않는 골퍼 (0) | 2012.08.08 |
고무줄 골프 스코어, 과연 나의 핸디는? (0) | 2012.08.06 |
초보골퍼들에게 염원이 있다면 그것은? (0) | 2012.08.05 |
골프, 어디까지가 만족할만한 기대치일까? (0) | 2012.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