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고무줄 골프 스코어, 과연 나의 핸디는?

빈스 윙 2012. 8. 6. 07:30

핸디가 얼마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자주 라운드를 나가지 않는 나로서는 핸디를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난감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최근 몇 게임의 평균스코어를 자신의 핸디로 얘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핸디는 자신의 평균 스코어보다 낮게 산정되지 않을까 한다.

 

80대 후반에서 90대 후반까지 왔다 갔다 하는 고무줄 스코어를 가진 나의 핸디는 과연 얼마일까? 주위를 둘러보면 나만 이런 고무줄 스코어를 가진 것이 아니다. 꾸준하게 자신의 스코어를 유지하는 골퍼보다는 5타에서 10타 정도는 왔다 갔다 하는 골퍼들이 많이 있다. 심지어는 20타 가까이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핸디캡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주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뭐 잘 치면 80대 중반도 치고, 못 치면 100개 가까이도 치지.' 이다. 도저히 실력을 가늠할 수가 없다. 10번에 한 번 정도 잘 쳐서 80대 중반을 치고, 나머지는 100개에 육박하는 스코어를 낸다는 것인지, 반대로 10번에 한 두 번 정도 못 쳐서 100타에 육박하는 스코어를 내고, 나머지는 80대 중,후반을 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핸디캡을 산정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한골프협회에서 핸디캡을 산정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는데 그것은 찾을 수 없었고, 내가 찾은 핸디캡 산정방식을 소개해 본다.

 

98 / 89 / 87 / 88 / 91 / 100 / 93 / 91 / 94 / 97 (마지막 3개는 작년 말 스코어) 

먼저 가장 최근에 기록한 스코어부터 10개의 스코어를 적어 보았다. 올해 라운드를 별로 하지 못해서 작년 기록까지 넘어가게 되었다. 최근 10 경기 평균 스코어는 92.8이고, 최근 5경기 평균 스코어는 90.6이다.

 

핸디캡을 산정하는 데는 코스 레이팅(course rating)과 슬로프 레이팅(slope rating)이라는 것을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코스 레이팅과 슬로프 레이팅은 코스의 난이도를 표시하는 것인데, 코스 레이팅은 스크레치 골퍼(핸디캡 0인 골퍼)가 플레이 했을 때 느끼는 코스의 난이도를 나타낸 수치이다. 예를 들어 파72인 코스를 기준으로 평균적인 난이도라고 하면 레이팅이 72가 되는 셈이다. 72보다 높을수록 어려운 코스고, 쉽다고 느껴지면 72보다 낮은 레이팅이 적용된다.

 

슬로프는 스크래치 골퍼가 아닌 골퍼가 느끼는 코스의 난이도이다. 고수와 하수가 느끼는 코스 난이도의 차이를 나타낸 수치인 셈이다. 슬로프는 55~155로 표시되는데, 평균적인 난이도의 코스는 113이라고 한다. 113보다 낮으면 쉬운 코스이고, 113보다 높으면 어려운 코스로 구분할 수 있겠다.

 

미국의 경우에는 골프 코스의 난이도를 각각의 티 위치에 따라서 모두 평가하여 코스 레이팅과 슬로프 레이팅으로 수치화하여 골프들이 자신의 실력을 평가하는데 기준이 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스코어 카드에 코스의 난이도를 적어 놓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골프장의 스코어 카드에서는 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코스 난이도를 평가한 골프장은 대한골프협회 홈페이지에 가면 등록되어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코스 레이팅이 얼마인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첫 번째 핸디캡 산정방법

최근에 기록한 20번의 스코어 중에서 제일 좋은 10개의 평균 스코어에서 코스 레이팅을 뺀 수치의 85%를 핸디캡으로 정한다. 여기서 왜 85%를 핸디캡으로 정하는지 모르겠지만, 20개 중에서 제일 좋은 10개의 평균 스코어만 해도 전체 평균 스코어보다 낮아지는데 85%까지 적용하면 평균 스코어보다 한참 낮아지게 된다.

 

위에 표기한 나의 10개 스코어 중에서 제일 좋은 5개의 평균스코어로 나의 핸디캡을 계산해 보면, 코스 레이팅을 72라고 가정했을 때 14.62가 나온다. 핸디캡이 14.62라면 10개의 스코어 중에서 가장 잘 쳤던 스코어 정도(87)의 수준인데 이건 아닌 것 같다. (20개의 스코어로 계산해야 좀 더 정확해지는 걸까?)

 

두 번째 핸디캡 산정방법 (USGA 핸디캡 산정방법)

(스코어-코스 레이팅) X 113 / 슬롭 레이팅

코스 레이팅과 슬롭 레이팅을 각각 72 113이라고 가정하고 위의 스코어로 핸디캡을 산정해보면, 자신의 스코어가 그대로 적용되므로 위의 10개 스코어를 가지고 핸디캡을 계산해 보면,

 

스코어 카드 4개가 있을 경우 : 핸디캡 산정불가

스코어 카드 5~6 : 제일 낮은 스코어 1 X 0.96

스코어 카드 7~8 : 제일 낮은 스코어 2개의 평균치 X 0.96

스코어 카드 9~10 : 제일 낮은 스코어 3개의 평균치 X 0.96

스코어 카드 11~12 : 제일 낮은 스코어 4개의 평균치 X 0.96

스코어 카드 13~14 : 제일 낮은 스코어 5개의 평균치 X 0.96

스코어 카드 15~16 : 제일 낮은 스코어 6개의 평균치 X 0.96

스코어 카드 17개가 있을 경우 : 제일 낮은 스코어 7개의 평균치 X 0.96

스코어 카드 18개가 있을 경우 : 제일 낮은 스코어 8개의 평균치 X 0.96

스코어 카드 19개가 있을 경우 : 제일 낮은 스코어 9개의 평균치 X 0.96

스코어 카드 20개가 있을 경우 : 제일 낮은 스코어 10개의 평균치 X 0.96

 

제일 낮은 스코어 3(89, 87, 88)의 평균치(88) X 0.96 = 84.48

결국 핸디캡이 12.48이 나오게 되는데 너무 낮다. 나의 라베가 86타인데 핸디캡이 12.48이 나오다니...

 

아마도 핸디캡이라는 것이 평균 스코어가 아닌 것은 분명하고, 골퍼가 기록할 수 있는 스코어의 가능성을 나타낸 수치가 아닐까 한다.

 

세 번째 핸디캡 산정방법 (신페리오 방식)

(12개의 히든 홀 스코어 합계 X 1.5) - 72 80%를 적용.

신페리오 방식을 적용하면 위에서 산출했던 방식보다는 핸디캡이 조금 올라가서 17~21 정도가 나왔다. 신페리오 방식이 비교적 현실적인 나의 스코어를 반영한 핸디캡이 아닐까 한다.

 

이 밖에도 가장 나쁜 홀의 스코어를 합산하여 산정하는 캘러웨이 방식이 있는데, 나의 경우를 캘러웨이 방식으로 산정해 보니 그 오차가 너무 컸다. 핸디캡이 14에서 23까지 나의 고무줄 스코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나의 핸디캡이 얼마일까 하는 궁금한 마음에서 여러 가지 핸디캡 산정방법을 알아 보았는데, 신페리오 방식으로 산정한 핸디캡이 가장 마음에 든다. USGA 산정방법은 핸디캡이 너무 낮아서 부담스럽고, 캘러웨이 방식은 오차가 너무 커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 같고, 신페리오 방식이 가장 적절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나는 19 20 정도로 나의 핸디캡을 정하고 싶은데, 나의 핸디캡을 얼마로 정하면 될지 독자 여러분의 의견도 궁금하다.

 

골프한국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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