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어디까지가 만족할만한 기대치일까?

빈스 윙 2012. 8. 2. 07:30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싱글이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세운 골퍼도 있을 것이고, 그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0타만 깼으면 좋겠다는 골퍼도 있을 것이다

 

골프에서 싱글이라는 것이 목표만 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만큼 싱글을 목표로 했지만 100타도 깨지 못하는 골퍼도 있을 것이고, 100타만 깼으면 좋겠다는 골퍼가 어느새 싱글의 반열에 올라설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싱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라는 아주 건방진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골프를 시작하고 나니 싱글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그저 100타만 깨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100타를 깨고 1년이 지나도록 90타 언저리도 못 가자 보기플레이 정도만 하면 정말 재미있게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요즘 80대 후반의 스코어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80대 중반 정도까지만 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지금이야 어차피 프로가 될 것이 아니라면 80대 중반만 쳐도 훌륭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80대 중반을 치게 되면 내 마음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 아마도 80타를 깼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희망으로 열심히 노력하지 않을까?

 

지금 현재 시점에서 내가 만족할만한 스코어는 어떨까? 골프라는 것이 꾸준하게 스코어를 유지하기 힘든 운동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92타내지 93타 정도는 수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기대치는 87타 내외 정도가 아닐까 한다.

 

스크린 골프의 경우에는 난이도에 따라 조금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70대 타수를 기록하면 만족스러운 스코어고, 85타 이내라면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스코어고, 기대치는 80대 초반 정도가 될 것 같다.

 

한때 싱글과 항상 싱글이 있다고 한다. ‘내가 왕년에는’으로 시작하는 한때 싱글이었던 골퍼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싱글 스코어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골퍼들이고, 항상 싱글은 꾸준히 노력해서 싱글 스코어를 유지하는 골퍼들일 것이다.

 

주위에 의외로 ‘한때 싱글’인 골퍼가 많은 것으로 보아, 그 스코어가 싱글이든 보기 플레이어든 골프에서 스코어를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니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스코어를 끌어 내리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보기 플레이어와 싱글을 동일한 잣대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스코어의 기대치에 대한 부분은 골퍼의 수준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다.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실망도 커지겠지만, 기대치가 골퍼들을 자극하는 동기부여의 수단이 된다면 골프를 즐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세계에서 행복지수 1위인 나라가 네팔이라고 한다. 그 비결은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삶에 만족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 내가 나의 골프에 만족한다면 과연 행복한 골프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만족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나는 아직 배고프다라고 말한 히딩크 감독의 말이 나에게는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과연 나는 언제쯤 나의 골프에 만족을 느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