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관련 서적은 쳐다보지도 않는 골퍼

빈스 윙 2012. 8. 8. 07:30

골프를 잘 하기 위한 노력은 골퍼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뉜다. 오로지 레슨프로의 가르침에만 의지하여 성실하게 노력하는 골퍼도 있고, 반대로 골프서적이나 인터넷에 있는 정보 등에 의지하여 독학으로 노력하는 골퍼도 있고, 두 가지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골퍼도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오늘은 골프서적과 관련된 얘기를 할까 한다. 오늘 제목은 골프관련 서적은 쳐다보지도 않는 골퍼이지만, 나는 골프관련 서적을 꽤 읽는 편이다. 궁금증과 호기심에서 시작된 골프서적 읽기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나의 책장에는 골프서적의 분류에서 없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골프 스윙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을 언급한 서적이다.

 

그렇다고 내가 스윙 매카니즘에 대한 책을 전혀 읽지 않았다거나 구입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골프서적의 고전이라 불리는 벤 호건의 ‘Five Lessons’를 리드베터가 재해석한 벤 호건 골프의 모든 것같은 책은 소장가치(이왕이면 Five Lessons를 소장하고 싶은데)도 있고,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으려고 구입을 했다. 그 외 대부분의 스윙 매카니즘에 대한 책은 주로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정도다.

 

내가 스윙 매카니즘에 대한 골프서적을 잘 읽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700여 편의 글을 쓰면서 나의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내가 글을 쓴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나의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는 쪽으로 이해한 듯한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내가 의도한 것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댓글을 쓰는 블로거들은 초보골퍼에게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내 블로그를 자주 찾는 블로그들은 초보골퍼와 레슨프로로 양분되는데, 레슨프로들도 내가 의도하는 내용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골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떨어지므로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레슨프로들까지 나의 의도와 전혀 관계없는 내용의 댓글을 다는 이유가 뭘까? 그런 댓글이 달리면 다시 한번 내가 쓴 글을 읽어보곤 하는데, 내가 항상 느끼는 것은 골프스윙이라는 동작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그들이 나의 글을 오해하는 것은 내가 오해할만한 단초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제대로 받아들였고, 단 몇몇 골퍼들만 나의 글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글을 읽는 관점에 따라서 전혀 다른 뜻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관점에서 보더라도 좁은 의미에서 보느냐 폭넓게 보느냐에 따라서도 오해의 소지는 발생한다. 그런 이유로 인해 나는 솔직히 말해서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골퍼들이 나의 글을 읽는 것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레슨프로들이야 나의 글을 오해한다고 하더라도 자신만의 골프에 대한 주관과 골프철학이 있을 터이니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초보골퍼들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왕초보 시절에 골프스윙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책의 내용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시간이 흘러 골프와 골프스윙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 이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섣불리 이해하려고 하다가 오해를 하게 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읽지 않은 것만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골프 스윙의 매카니즘이나 기술적인 부분의 책은 가급적 멀리해 왔던 것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골프스윙이라는 동작을 글로 표현하고, 글로 표현된 스윙동작을 이해한다는 것이 초보골퍼에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이해와 오해 사이에서 헤매지는 않을 정도로 골프를 이해하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굳이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이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받아 들일 수 있는 부분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인다.

 

사실 주위를 돌아보면 골프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골퍼들은 별로 없다. 그리고 나는 이제 막 골프에 입문하는 골퍼들이 골프스윙에 대한 책을 읽는다면 극구 반대하겠다. 오히려 골프의 전반적인 개념이나 기본적인 규칙과 에티켓에 대한 책을 부담 없이 읽으라고 하겠다.

 

독학골프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여건이 된다면 독학골프보다는 레슨프로에게 골프를 배우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특정한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스윙이 안정될 때까지 혹은 80대 타수를 기록할 때까지는 스윙과 관련된 책을 읽기 보다는 수필형식의 글이나 경험담 그리고 멘탈과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왕초보 시절에 레슨프로에게 스윙을 배우면서 스윙과 관련된 책을 같이 읽게 되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된다. 레슨프로의 레슨이나 책에서 언급한 내용이 사실은 같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방법이 다른 것을 자칫 잘못하면 레슨프로가 잘못 가르치고 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골프레슨서적은 투어를 뛴 경험이 있는 프로들이 쓴 경우가 많으므로 연습장의 레슨프로보다는 투어 경험이 있는 프로가 쓴 책의 내용을 더 우선시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레슨프로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어 골프를 배우는데 걸림돌이 된다. 그리고 왕초보 골퍼가 스윙과 관련된 서적을 읽게 되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책마다 표현방법이 다른 것을 스윙이 다르다고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너무 많기 때문에 자신 만의 일정한 스윙을 만드는데 시간적으로나 매카니즘적인 면에서 문제가 생기기 쉽다.

 

독학골프를 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책이나 동영상 강좌에 의지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골프에 폭넓게 접근할 것을 권한다. 골프스윙에 관한 책부터 읽을 것이 아니라 골프의 개론을 설명한 책부터 읽는 것이 골프에 대한 편협한 사고를 막고 골프에 대한 관점도 나무를 보는 골프가 아니라 숲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에 입문하게 되면 여러 가지로 골프스윙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할 것이다. 골프스윙에 대한 궁금증은 자신을 가르치고 있는 레슨프로를 통해서 해결하고, 당분간 골프(스윙)관련서적은 쳐다 보지도 말고, 레슨프로의 가르침에만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약이 되는 골프를 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하며, 골프 입문자와 백돌이 골퍼들에게 오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