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역시 실수를 줄이는 게임이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라운드였다. 지난 주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태양이 이글거리는 가운데 라운드를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비록 타당 천 원짜리 내기였지만, 내기 골프를 하면 그 금액에 관계없이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나는 필드에 나가면 스윙이 커지고, 스윙템포가 빨라지면서 리듬을 잃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것들이 내가 라운드를 망치는 가장 큰 요인들이다. 그래서 일단은 티샷은 오비가 나지 않을 정도로 그리고 가능하면 페어웨이를 지키는 안정적인 샷을 목표로 했고, 백스윙을 최대한 천천히 하는 것을 그 날의 라운드 키워드로 정했다.
드라이버 샷의 경우는 페어웨이 안착율이 60%(14개중 8개)에 육박할 정도로 무난한 수준이었고, 아이언 샷의 경우에는 스윙크기를 줄여서 3/4 스윙을 한다는 생각으로 스윙을 했는데, 그것이 적중한 것 같다.
나는 3/4 스윙을 한다고 생각으로 스윙을 했지만, 실제로 같이 친 동반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것이 원래 내가 연습할 때의 스윙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항상 라운드를 할 때면 연습장에서의 임팩트감을 못 느꼈는데, 그 날은 연습장과 비슷한 아이언의 임팩트감을 느꼈으니 말이다.
라운드 결과는 라베를 한 타 갱신한 좋은 기록이 나왔다. (스코어 카드는 85타로 되어 있는데 사실은 86타가 맞다.) 라운드를 마치고 복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특별한 실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비록 세컨 샷(고구마)과 티샷에서 한 번씩의 오비가 있기는 했지만, 모두 보기와 더블보기로 막았고, 예전처럼 뒷땅이나 톱볼로 원래 보내려고 했던 거리에 턱도 없이 못 미치거나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그런 샷은 없었다.
[퍼팅 수까지 기록하다보니 스코어카드가 조금 복잡하다]
이번에 기록한 라베는 비록 한 타를 갱신한 것에 불과하지만, 약 2년 전, 백돌이 시절(정확하게 말하면 100타를 넘나들던 시절)에 87타 라베를 기록했을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기분으로 말하면 백돌이 시절에 80대 타수를 쳤을 때가 훨씬 좋았지만, 그 때는 정말로 그 분이 오신 날이었고, 그 후로는 90대 초 중반의 타수를 기록하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86타를 기록하고 기분은 그냥 무덤덤했지만, 최근에 꾸준하게 80대 타수를 유지하면서 줄인 타수이기에 개인적으로는 백돌이 시절의 87타 라베보다는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최근 들어 5번의 라운드를 하는 동안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80대 스코어를 기록하고 나니, 90타를 깨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나 두려움은 많이 해소되었다. 이렇게 꾸준하게 80대 후반 타수를 유지한다면 미스샷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도 조금은 상향 조정해야 할 것 같다.
미스샷에 대한 기준을 상향 조정해서 일부러 미스샷을 만들겠다는 말은 아니고, 그저 실력에 맞는 미스샷의 기준을 조금은 엄격하게 다시 정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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