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의 본질을 생각하며 골프를 즐기자

빈스 윙 2012. 8. 11. 07:30

골프에서 개념이나 철학이라든지 본질과 같은 단어가 나오면 왠지 심오하게 생각하거나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간주하는 골퍼들이 많이 있다.

 

본질이라는 것은 사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성질이므로 그리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다.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로 골프가 가지는 본질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나는 그 본질을 세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 보았다

 

첫째, 골프게임으로서의 본질이다.

 

골프게임의 본질은 무엇일까? 나는 골프라는 게임이 가지는 근본적인 성질은 스코어링 게임이라는데 초점을 맞춘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을 적용하는 것이 왠지 꺼림직하기는 하지만, 골프는 스코어가 적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놓고 보면 스윙이 엉성하다거나 어떤 클럽을 사용하거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기서 어떤 클럽이라고 말한 것은 골프규칙 내에서 어떤 클럽을 사용해도 상관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스윙이 엉성한데 혹은 엉망인데 어떻게 좋은 스코어를 내느냐고 딴지를 걸지는 말기 바란다. 좋은 스윙이 좋은 스코어를 내는 조건은 될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아마추어 대회나 클럽 챔피언 대회를 보면 확인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득점방식의 게임이 아닌 골프에는 스코어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된다. 골퍼들이 클럽을 선택하고 코스운영전략을 짜는 것도 골프게임의 본질인 스코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는 것도 결국은 스코어를 줄이기 위함 아닌가?

 

그런데 골프를 단순히 골프게임으로서의 본질만 생각하고 좋은 스코어를 내기 위해서만 한다고 하면 그건 너무 삭막해질 것 같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게임을 하는 투어프로들과 아마추어의 입장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마추어 주말골퍼의 경우 비록 골프게임의 본질이 스코어링 게임이라 하더라도 나는 그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싶다.

 

그 과정 속에는 반드시 즐거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는 투어프로들도 항상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들의 우승 소감에는 그냥 즐기려고 노력했어요.’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들의 즐거움이라는 것은 자신만의 즐거움이 아니라 같이 라운드를 하는 동반자들의 즐거움 까지도 수반된다는 가정하에서 골프게임의 본질을 논하고 싶다.

 

 

둘째, 골프스윙의 본질이다.

 

나는 골프스윙의 본질을 골프클럽으로 일정한 궤도를 그리는 것이라고 본다. 혹자는 골프스윙의 본질을 임팩트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골프스윙의 본질이 임팩트라는데 수긍은 하지만 임팩트는 골프클럽으로 일정한 스윙궤도를 그리면서 나타나는 결과물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말하는 일정한 스윙궤도는 반드시 스윙평면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짐 퓨릭처럼 8자 스윙을 해서 하나의 스윙평면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반복적인 스윙에서 그 궤도를 일정하게 만들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마치 골프게임의 본질에서 언급한 스윙이 엉성하더라도 스코어가 좋으면 골프게임의 본질을 만족시키는 것이라는 얘기와도 비슷하다

 

골퍼마다 그들이 그리는 스윙궤도가 다르겠지만, 나는 스윙궤도를 하나의 평면상에서 움직이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내가 만들고자 하는 스윙궤도와 스윙평면을 벗어난 백스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경우에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보상작용으로 인하여 전체적인 스윙이 흐트러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본질을 벗어난 스윙의 결과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데, 그 결과는 언제나 좋았던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골프클럽의 본질이다.

골프클럽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손가락 클릭 한 번 해 주시면 포스팅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골프클럽의 본질은 공을 목표한 지점으로 보내는 것이다. 골프클럽의 본질 속에는 클럽의 종류에 따라서 멀리 보내기 위한 클럽과 정확하게 보내기 위한 클럽이라는 특성이 존재한다. 물론 멀리 보내기 위한 클럽도 방향성에 대한 허용오차가 조금 클 뿐이지 무조건 멀리만 보내면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모든 클럽으로 멀리 보내려는 마음인데, 이것은 골프클럽의 본질을 무시한(?) 혹은 모르는 행동이다. 너무 멀리 보내서 오비가 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걸 막창났다고 하던가?)

 

앤소니 킴이 그랬던가? 누군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아마추어 골퍼가 프로골퍼에게 물었다. ‘7번 아이언으로 몇 미터를 보내나요?’ 그러자 프로골퍼가 ‘160야드 정도 보냅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거리가 예상 외로 짧다고 생각한 아마추어 골퍼가 다시 물었다. ‘프로가 그 정도 밖에 못 보내나요?’ 이에 대한 프로골퍼의 말은 마음 먹고 치면 한 200야드 가까이 날아갈걸요. 그런데 왜 그렇게 보내야 하지요?’ 였다.

 

나는 프로골퍼의 이 말이 어떤 클럽을 잡든지 무조건 멀리 보내려는 마음을 가진 아마추어 골퍼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골프클럽은 제각기 클럽이 가진 본질과 특성이 있으며, 그 본질과 특성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과 무조건 멀리 보내는 것보다는 항상 일정한 거리를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100%의 힘과 스피드로 스윙을 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내가 골프의 본질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사람도 그렇고 물건도 그렇고 그 본질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데, 일상생활에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것을 골프와 연관하여 생각해 본 것이다.

 

사람도 참모 스타일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고, 지휘자 스타일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 참모 스타일의 사람이 지휘자 역할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모로서 일을 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물건도 마찬가지로 그 용도와 본질에 맞게 사용할 때 가장 가치가 있지 않을까?

 

혹시 골프게임의 본질을 몰라서 코스운영전략을 못 세우고, 골프스윙의 본질을 몰라서 공만 맞히는데 급급하고, 골프클럽의 본질을 몰라서 무조건 멀리만 보내려고 하는 초보골퍼가 있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골프의 본질은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보면서 자신의 골프를 되돌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