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와 관련된 글을 오해하지 않으려면

빈스 윙 2012. 8. 17. 07:30

수 많은 골프잡지와 골프서적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각종 정보들이 초보골퍼들을 헛갈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정보들이 바른 정보인지 그른 정보인지 판단할 수 있는 정도로 골프를 알고 즐기는 골퍼는 그리 많지 않다.

 

나 역시 골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책과 정보를 접하면서 서로 다른 내용으로 보이는 글들을 많이 읽어 왔다. 그리고 내 스스로의 판단은 유보한다. 섣불리 판단을 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골프에서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골퍼들의 얘기가 왜 이렇게 다른 것일까? 예를 들면 최혜영 프로가 쓴 [손이 편한 골프]던가 [반대로 하는 골프]에는 결과로 원인을 치유한다는 내용이 나오고, 신지애 선수의 스승이었던 전현지 프로가 쓴 [전현지의 자신만만 골프]에는 반대로 원인을 바로 잡아서 결과를 좋게 만든다는 내용이 나온다. 도대체 왜 이렇게 정반대의 말을 하고 있는 걸까?

 

만약에 전현지 프로와 최혜영 프로가 만나서 위에 내가 언급한 부분에 대해 토론을 한다면 서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논쟁을 할까? 아마도 내 생각에는 서로 상대방의 의견이 맞는다고 할 것 같다왜냐하면 뭔가를 설명하는데 동원하는 방법론의 차이와 관점의 차이 때문에 달라 보이는 것이지 설명하려고 하는 대상이 다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코끼리 앞과 좌우에 서 있는 사람에게 코끼리의 코가 어디에 있냐고 물으면 코끼리 앞에 있는 사람은 가운데 있다고 할 것이고, 코끼리 왼쪽에 있는 사람은 왼쪽에 있다고 할 것이고, 코끼리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오른쪽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 도대체 코끼리 코는 어디에 있는 걸까?

 

골프라는 운동은 코끼리를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게 설명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므로 코끼리 코가 어디에 있느냐의 문제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럼 코끼리 코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은 누굴까? 코끼리 앞과 좌우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코끼리를 보다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일 것이다. 그는 코끼리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코끼리 코가 왼쪽에 있다 혹은 오른쪽에 있다 그리고 가운데 있다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바라보고 싶은 골프의 관점이다. 그래서 골프의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책도 많이 읽고,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고수들의 의견도 귀담아 듣는다. 그리고 아직은 판단을 유보하고 그저 귀담아 듣고 있다. 아직은 섣불리 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골프를 바라보는 눈이 트이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저 코끼리의 왼쪽에 있는 내가 코끼리 오른쪽에서 코끼리 코가 오른쪽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고 기억했다가 나중에 좀 더 폭넓은 시야로 코끼리를 바라 보았을 때, 그 사람이 왜 코끼리 코가 오른쪽에 있다고 했는지 깨닫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아직은 코끼리 코가 정말 오른쪽에 있는지 아니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코끼리 오른쪽에 있는지 조차 분간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나의 현실일 것이다.

 

비슷한 얘기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의 경우는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았다기 보다는 나무를 한 그루 두 그루 보면서 점점 시야를 넓혀서 숲을 보게 되는 그런 과정을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되는데, 나는 골프를 배우면서 그 누구도 나에게 숲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무를 먼저 볼 수 밖에 없었다.

 

골프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도 있다. 그 말 역시 다양한 수준의 골퍼들이 골프를 보는 관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것 역시 관점에 따라서는 자신의 스윙을 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의미로 생각할 수도 있고, 골퍼의 수준에 따라 정답이 모두 다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 내가 글을 올린 카페에 달린 댓글에서 정반대의 의견에 대해 둘 다 공감한다는 답글을 단 적이 있다. 이에 카페회원 한 분이 어떻게 정반대의 의견 모두 공감한다는 말을 하느냐고 따지듯이(?) 물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보는 관점이 다른데 어떻게 같은 의견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말과 함께 정반대의 의견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둘 다 공감한다고 했다.

 

위에서 언급한 원인과 결과의 문제에 대해서 나는 전현지 프로의 결과보다는 원인을 바로 잡아서 결과를 좋게 만드는 쪽에 마음이 기운다. 하지만 최혜영 프로의 말을 전혀 무시하고 싶지는 않다. 골프에 정답이 없다는 말 때문인지는 몰라도 골프를 맞다 틀리다의 관점에서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맞다 틀리다의 관점에서 볼 능력도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어째든 골프와 관련된 글들을 오해하지 않고 제대로 받아들이려면 글쓴이가 어떤 관점에서 글을 썼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골프에 대한 보다 폭넓은 시야를 가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골프를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아직도 코끼리 왼쪽에 서서 코끼리 코는 왼쪽에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