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숏게임, 퍼팅과 어프러치 샷 연습기

빈스 윙 2012. 8. 16. 07:30

어제 '골프 스코어, 결국 숏게임에서 결정된다 - http://blog.daum.net/beanswing/817'의 댓글에서 20미터 퍼팅보다 20미터 어프러치 샷이 더 정확하고 마음도 편하다는 나의 말에 확률적으로나 일반적으로 퍼팅이 더 정확한 것이 정설인데 좀 특이한 케이스라는 답글을 달아 주신 골퍼가 계시다.

 

나 역시 백돌이들과 라운드를 할 때, 그린 엣지나 그린과 불과 몇 십 cm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백돌이들이 웻지를 잡으면 퍼터를 사용할 것을 권하는 편이다. 답글을 달아 주신 골퍼의 말처럼 어프러치 샷보다는 퍼터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나는 100타를 넘나들던 초보시절부터 온탕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어프러치를 한 적이 별로 없다. 어프러치 연습을 특별히 많이 한 것도 아닌데, 홀에 가까이 붙이지는 못했지만 그린에 올리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었다.

 

당시에 나와 라운드를 자주 나갔던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너는 거리가 짧아서 2온이 안돼서 어프러치를 자주 하니까 어프러치 샷이 좋은 것 아니야?” 그 당시에는 라운드에서 어프러치 샷을 자주 하면 얼마나 자주 한다고 그것 때문에 어프러치 샷이 좋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의 말도 일리는 있다. 필드에서 어프러치 샷을 자주해서 어프러치 샷이 좋다기 보다는 실제 라운드에서 항상 그리고 자주 사용하게 되는 웨지샷을 연습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100미터 이내의 샷을 10미터 단위로 나누어서 항상 연습을 했다. 드라이버는 연습을 하지 않더라도 웻지 샷 만큼은 빼 먹지 않고 꾸준하게 연습했다.

 

그 당시에 내가 했던 어프러치 샷은 띄우는 샷이나 굴리는 샷을 의도적으로 생각하고 어프러치를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 잘 몰랐으니까. 주로 AW(52)를 사용했는데 그저 웨지의 각도대로 공이 뜨고 굴러가는 것만 생각했을 뿐이다. 지금 생각하면 굴리는 샷이라기 보다 띄우는 샷 쪽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지금도 비슷한 생각이지만, 공을 띄우는 것은 골프클럽이 할 일이지 내가 의도적으로 혹은 기술적인 스윙으로 공을 띄울 수 있는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공을 띄울 수 있지만 실전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굳이 공이 띄워야 할 상황이라면 나의 스윙보다는 클럽을 믿고 로프트 각이 큰 클럽을 선택하는 편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에 어프러치를 잘 했다는 것이 그저 그린에 올리는 정도였지, 홀 가까이 붙이는 샷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던 중에 몇 라운드 연속으로 어프러치가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겉잡을 수가 없었다. 비거리가 짧아서 어프러치 샷의 의존도가 높은 나는 어프러치 샷이 무너지면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기 힘들다.

 

간신히 90대 후반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어프러치 샷이 무너지니 바로 월백을 하고 말았다. 그래서 작정을 하고 실제 잔디와 그린이 있는 어프러치 연습장을 찾았다. 다행히 집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골프장에 내가 찾던 어프러치 연습장이 있어서 하루에 6시간씩 일주일에 두 세 번 어프러치 연습을 했다.

 

그렇게 한 달을 연습하고 나니 어프러치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다. 그리고 주로 사용하는 웨지도 AW에서 PW 9번 아이언으로 바꿨다. 굴리는 어프러치와 띄우는 어프러치에 대해서도 이 때 알았다.

 

어프러치 연습장에는 프로골퍼 지망생들이 많이 와서 연습을 했는데, 그들의 도움이 컸다. 처음에는 공을 20개 정도 가지고 일정한 거리에서 클럽을 바꿔가며 홀을 향해서 어프러치 샷을 했는데, 그 날 연습을 마칠 때쯤이면 만족스러울 정도로 공이 홀 근처에 멈춰 서는데, 그 다음 날 같은 위치에서 샷을 해 보면 또 거리가 들쭉날쭉 이었다.

 

그런 나를 보고 며칠을 같이 연습하던 연습생이 몇 가지 팁을 주었다.

 

첫째, 기본적으로 굴리는 샷을 위주로 연습을 하라.

그런데 AW로는 아무리 굴리려고 해도 로프트 각도 때문에 연습생이 보여준 정도의 탄도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PW로 해보니 연습생이 하는 것과 비슷한 탄도로 떠서 비슷한 거리를 굴러갔다.

 

띄우는 어프러치보다 굴리는 어프러치가 유리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나는 그 때까지 그런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냥 평소에 사용하던 AW로 백스윙 크기를 조절해서 거리를 맞추는 것에만 신경 썼고, 공이 뜨던 굴러가던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라는 식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그런데 탄도를 낮춰서 PW로 어프러치를 해 보니, 처음에는 거리를 맞추기는 힘들었지만, 거리의 일관성은 AW로 띄우는 것보다 훨씬 좋았던 것 같다. , 띄우는 샷의 거리편차가 굴리는 샷보다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공은 세 개만 가지고 연습하라.

나처럼 공을 20여 개씩 가지고 연습을 하면 다른 골퍼들의 연습에도 방해가 되고, 무엇보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연습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을 3개만 가지고 연습을 하려니 공을 가지러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어프러치 샷을 계속하다 보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픈데, 수시로 공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히니 정말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 연습생 말대로 샷의 집중도는 높아져서 좋았다.

 

셋째, 어프러치와 퍼팅연습은 짝을 이뤄 연습하고 공은 반드시 홀인 시켜라.

연습을 위한 연습은 실전에서 별로 가치가 없다. 어프러치 샷은 공을 홀에 넣기 위한 전초 단계이니만큼 어프러치 후에는 반드시 퍼터로 공을 홀에 넣는 연습까지 하라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지금 나의 골프에 가장 도움이 되는 팁이었다.

 

어프러치로 홀 근처까지 보낼 수 있는 능력과 연동하여 퍼팅연습까지 하게 되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최소한 1퍼트 거리까지 보내려는 어프러치 연습의 목표가 생겼고, 홀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도 그 거리를 중점적으로 퍼팅연습을 하게 되니 어프러치 샷이 홀과 조금 먼 거리에 떨어져도 1퍼트로 홀인하는 횟수가 점점 많아졌다.

 

다시 부연 설명을 한다면, 어프러치 샷을 해서 홀에서 남은 평균거리가 3미터라면, 3미터 퍼팅연습을 계속하게 되어 골퍼 자신이 주로 하게 되는 퍼팅거리의 연습을 하게 되어 연습효과가 좋을 뿐만 아니라 1퍼트로 홀인하게 될 확률도 높인다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 내가 1퍼트로 홀아웃 하는 홀이 많은 것은 이렇게 어프러치와 퍼팅을 함께 엮어서 연습한 덕분이 아닐까 한다. 확실히 어프러치연습 따로 퍼팅연습 따로 하는 것보다 같이 묶어서 하는 연습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까지는 그 연습생도 프로에게 배운 내용이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하나 알려 주었다. 그 동안 AW로 어프러치를 할 때는 20미터를 기준으로 10미터 단위로 백스윙 크기를 조절하여 거리를 맞췄는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거리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평소에 AW로 어프러치를 하다가 PW 9번 아이언을 사용하니 어느 정도로 스윙을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거리가 들쭉날쭉한 나를 보고 그 연습생이 알려준 노하우는 자신의 경우에 거리조절은 퍼팅 스트로크를 응용한다고 했다.

 

PW 9번 아이언을 사용하는 30미터 이내의 어프러치는 손목을 전혀 쓰지 않고 보낼 수 있는 거리이므로, 퍼팅의 거리감으로 퍼팅 스트로크 만큼의 백스윙으로 어프러치를 한다는 말이다. 결국은 퍼팅을 한다는 생각으로 스트로크하고 백스윙 크기를 정하라는 얘기다. 이 부분도 거리감을 익히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연습하면서 어느 정도 거리편차가 줄어들었을 때, 처음에는 20미터 거리에서 어프러치를 해서 홀과 5미터 내외의 거리를 남겨서 5미터 퍼팅을 연습할 수 있었고, 점차 홀에 붙이는 거리가 줄어서 1미터 이내까지 붙이게 되었다. 그렇게 10미터부터 30미터까지 한 달을 연습하고 나니 오히려 20미터 롱퍼팅보다는 20미터 어프러치가 쉽게 느껴졌다.

 

이것으로 답글을 달아주신 골퍼가 특이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해소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실제로 20미터 퍼팅과 20미터 어프러치를 테스트 한 적도 있기는 하다. 그 당시에는 매일 어프러치와 숏퍼팅 연습만 했으므로, 20미터 퍼팅을 20개 정도 연습한 후에 퍼팅감을 잡고 테스트한 결과는 서로 비슷하게 나왔다.

 

비록 테스트 결과가 비슷하게 나오기는 했지만, 평소에 20미터 정도의 롱퍼팅을 연습하기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필드에서는 누구라도 연습을 하지 않는 20미터 퍼팅보다 연습을 자주하는 20미터 어프러치가 더 정확하지 않을까? 판단 기준을 세우기가 애매한 문제다.

 

아직도 나는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수는 있겠지만) 20미터 내외의 거리라면 어프러치로 홀에서 1~2미터 거리에 붙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반면, 퍼팅은 그런 자신감이 없다. 그래서 그린을 향해서 친 샷이 아슬아슬하게 그린에 올라가서 롱퍼트를 하게 될 것 같은 상황이면, 공이 그린에 올라가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