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젓가락질을 통해 배운 골프스윙의 원리

빈스 윙 2012. 8. 20. 07:30

아무런 생각 없이 하던 젓가락질을 통해서 골프스윙의 원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도 골프스윙에서 힘을 빼는 것과 스윙궤도와 연관해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포스팅을 한다.

 

골프스윙에서는 많은 부분들이 알고는 있지만 잘 안 되는 것이 많은데, 힘 빼고 스윙을 하는 것도 그 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힘을 빼는 방법을 모르거나 알아도 실제 스윙에서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가끔씩은 정말 힘이 빠진 상태에서 스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그 결과 역시 좋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머리 속 한 구석에서 불현듯 솟아나는 힘 빼고 스윙을 했는데 비거리가 생각보다 많이 나가네. 그렇다면 힘을 주고 스윙을 하면 더 많이 나가지 않을까?’ 하는 악마의 유혹이 힘을 빼고 스윙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악마의 유혹을 이겨내고 힘 빼고 스윙 하는 것이 최적의 스윙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믿지 않는 한 힘을 빼고 스윙 한다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오른손잡이인 내가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면서 힘 빼고 하는 스윙이 어려운 것은 반드시 그런 악마의 유혹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 손가락이나 손을 다쳐서 반대편 손으로 젓가락질을 해본 경험이 있는 골퍼가 계신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젓가락질을 배울 때의 기억은 없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젓가락질을 가르칠 때를 떠올려 보면 한 동안 자기 편한 대로 엉성하게 젓가락질을 하다가 어느 샌가 제대로 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은 젓가락질을 하는 모습이 엄청 힘들어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오른손 잡이인 내가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아이들이 젓가락질을 배울 때 엄청 힘들어 보였는데 내가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해보니 힘들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엄청 힘이 들어갔다.

 

그런데 힘이 들어간 부분이 문제다. 젓가락을 움직이는 손에는 엄청 힘이 들어갔는데 정작 음식을 집어 올리는 젓가락 끝은 힘이 없어 음식을 제대로 집을 수 없었다. 그렇게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면서 느낀 것이 두 팔과 어깨 그리고 손에는 엄청 힘이 들어갔는데 정작 젓가락에서 음식을 집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하는 클럽헤드에는 힘이 실리지 않는 것이 꼭 나의 골프스윙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미 오른손으로 능숙하게 젓가락질을 하고 있으므로 젓가락질을 하는 원리는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른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듯이 그 원리대로 왼손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물론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는 것이 숙달되지도 않았고 연습도 해본 적이 없으니 당연하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젓가락질에서 힘이 들어가는 부분을 보니 나와 초보골퍼들의 스윙과 너무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가지는 손에 힘만 잔뜩 들어가고 두 개의 젓가락 끝이 서로 맞물리지 못해서 음식을 제대로 집어 올리지 못하는 것을 보고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는 골퍼와 궤도를 벗어난 스윙을 하는 골퍼가 생각났다.

 

두 개의 젓가락 끝이 서로 만나지 못하면 음식을 제대로 집어 올릴 수 없듯이, 골프클럽이 궤도를 벗어나면 다시 궤도로 진입하기 위한 수고를 해야 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공을 맞히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 젓가락질과 너무 유사하지 않은가?

 

젓가락질이나 골프스윙이나 힘을 줄 부분과 힘을 뺄 부분이 있고, 젓가락질이나 골프스윙이나 궤도를 벗어나면 그 목적을 이루기 힘들다는 점이 많이 닮아 있다. 이는 젓가락질이나 골프뿐만 아니라 힘의 원리가 적용되는 곳에는 대부분 해당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째든 젓가락질이나 골프스윙이나 힘 빼고 해야 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가 보다.

 

[골프한국에 실린 글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