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확률게임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골퍼들이 골프가 확률게임이라는 말에는 대체로 수긍을 하지만, 실제로 골퍼들이 얼마나 확률을 적용시키고 확률을 생각하면서 라운드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고수들은 70% 이상의 성공확률이 없는 샷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70%가 아니라 90%라고 말하는 고수들도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초보골퍼들은 어떨까? 30%의 성공확률을 가지고도 거침없이 샷을 하는 것이 초보골퍼가 아닐까 한다.
물론 초보골퍼들은 샷의 성공도가 낮으므로 70% 이상의 성공확률을 가진 샷이 없을 수도 있다. 연습장에서조차 제대로 맞는 샷이 70%가 안 되는 초보골퍼가 라운드에서 샷의 성공확률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샷의 성공확률이 70% 이상 되는 클럽 혹은 성공확률이 가장 높은 클럽을 위주로 라운드를 운영하는 것이다. 그래도 성공확률이 낮다면 가장 자신 있는 클럽을 위주로 라운드를 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샷의 성공확률이라는 것은 다분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서 그 기준이 골퍼마다 다르다. 그래서 샷의 성공확률에 대한 것은 골퍼 각자에게 맡기고 오늘은 샷 자체의 성공확률보다는 라운드를 통한 성공확률을 위주로 포스팅하려고 한다.
정규투어보다 시니어투어에서 더 많은 승수를 올렸고, 작년(2011년)에 US시니어 오픈에서 자신의 나이와 같은 타수(66타)를 기록하여 에이지 슈팅을 하기도 한 미국의 헤일 어윈은 확률골프를 하는 대표적인 프로골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골프는 즐기는 것이 바로 이기는 조건이 된다’는 말을 한 골퍼가 바로 헤일 어윈이다. 헤일 어윈이 이런 말을 한 배경에는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골프는 스스로 즐기는 골프가 아니라 타인을 즐겁게 해 주는 골프라는 의미가 깔려 있다고 생각된다.
헤일 어윈은 골프코스를 도전의 대상이 아니라 적응하고 순응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았는데, 확률적인 골프라고 하기보다는 소극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은 플레이를 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어려운 파5홀에서 세컨샷을 우드로 칠 때 잘하면 버디, 잘못하면 더블보기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헤일 어윈은 드라이버 티샷 이후에 2번 아이언으로 두 번 치고 웨지로 그린에 올려서 안정적인 파를 노리거나 잘못해도 보기로 막는 플레이를 했다고 한다.
헤일 어윈은 도그렉 홀에서 무리하게 숲을 가로지르는 샷이나, 헤저드를 넘기려고 라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스윙을 하는 것 등은 코스에 순응하지 않는 행위로 간주했다고 한다. 철저하게 확률이 낮은 샷은 배제하고 확률이 높은 쪽으로 계산해서 플레이를 하다 보니 소극적인 플레이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헤일 어윈은 쉬운 코스보다는 어려운 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확률골프가 어려운 코스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헤일 어윈은 짧은 파5홀에서 2온을 노릴 땐 먼저 두 번째 샷을 실수했을 경우 다음 샷을 어디서 하게 되는지를 생각하라고 말한다. 그곳이 깊은 벙커나 워터 해저드일 가능성이 있다면 2온에 미련을 두지 말라는 것이 그의 확률골프다. 거리가 제법 나가는 골퍼들은 이러한 경우에 코스에 도전하겠다고 2온을 시도하지만 코스는 골퍼의 도전을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받아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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