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운드 분석

골프멘탈, 내가 극복하기에 아직은 역부족

빈스 윙 2012. 9. 4. 07:30

최근에는 일주일에 다섯 이상 연습장을 찾으면서 간결한 스윙으로 정확한 임팩트를 하는데 주력하면서 평소보다 연습을 많이 편이었다. 그래서인지 지난 주말에는 자신감을 갖고 라운드에 임했다.

 

평소에 내가 80 타수를 기록한 라운드를 보면 80 타수를 목표로 해서 80 스코어를 기록한 적은 한번도 없다. 아직도 백돌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저 100타만 넘지 않는 수준으로 플레이하자는 마음으로 그리고 홀에 집중하다 보면 만족스러운 스코어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연습을 많이 해서인지 80 타수를 기록할 있을 같은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홀은 보기로 시작해도 만족하는 편인데, 2 2퍼트로 깔끔하게 파로 시작하니 오늘은 정말로 뭔가 되는가 보다 했다. 그리고 이어진 3홀에서 더블보기를 하고, 다음 홀에서 보기를 하고, 그렇게 6 정도는 거의 보기플레이를 했는데, 7 홀이던가? 벙커에서 헤매면서 양파를 하면서부터 급작스럽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오비가 많이 것도 아니고 특별히 미스샷이라고 정도의 나쁜 샷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벙커에서 한번 만에 탈출을 못하고 번째 벙커샷도 톱볼이 나면서 그린을 넘기면서부터 정신이 몽롱해졌다.

 

벙커에 들어간 상황이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바람에 오르막 140 미터 정도 남은 상황에서 공이 놓인 라이가 좋아서 고구마를 들었고, 그린 좌측에 벙커가 있어서 그린 우측으로 에임을 하고 샷을 했는데 샷이 당겨지면서 벙커 쪽으로 향하더니 벙커를 지나 벙커턱을 맞고 데굴데굴 굴러 내려와서 벙커에 빠졌다. 아마도 이때부터 1미터만 날아 가든지 아니면 1미터만 오른쪽으로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멘붕상태로 몰아넣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벙커샷을 하면서도 벙커턱에 맞고 벙커로 데굴데굴 내려오는 공이 머리 속을 채웠고, 퍼팅을 하면서도 머리 속에는 벙커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공이 확대영상으로 남아 있었고, 다음 홀까지 아쉬움이 남아 계속 벙커로 굴러 내려가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힘들었다. 아마도 양파를 하게 원인을 제공한 고구마 샷의 충격이 무지 컸나 보다.

 

그리고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겠지만 (물론 스코어카드를 뒤져보면 알겠지만) 최근 5라운드 동안에 양파를 기억이 별로 없는데, 그렇게 양파를 하고 나니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것도 같다. 그렇게 전의를 상실한 라운드에서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보기 좋게(?) 월백을 하면서 102타를 기록했다. 쌤통이다. 불과 2주 전에 똑같은 코스에서 80대 타수를 기록했는데 말이다.

 

라운드를 마치고 전반적인 샷을 복기해보니 특별히 나빴던 샷이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기분 좋게 맞아 나간 샷도 별로 없다. 그저 무난한 샷을 같은데, 라운드에 임하는 나의 태도가 너무 자만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골프덕목에 겸손을 하나 추가해야겠다. 연습을 많이 해서 자신감이 상승해 있었는데 자신감이 도를 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비교적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던 내가 자신감에 충전해서 적극적으로 덤벼든 것이 화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그렇게 적극적인 플레이를 것도 아닌데 아마도 마음만 앞서가는 적극적인 플레이가 아니었나 싶다.

 

평소 나의 핸디를 알고 있던 동반자들이 위로(?) 말에 이게 원래 실력이야라고 말은 했지만, 솔직히 속이 많이 상했다. 그래서 저녁에 다시 연습장으로 향했는데 마음도 안정이 되지 않고 공은 하나도 맞지 않고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스윙이 거북했다

 

이럴 때는 쉬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에 30분도 못되어 연습장을 나왔다. 그리고 며칠 동안 연습장을 찾지 않았다. 그래 봤자 3일이지만…. 오늘은 날의 악몽을 잠재우고 평소의 샷을 있을지 모르겠다.

 

멘탈이 무너진다는 것이 마치 강물이 불어나 둑이 무너지는 것처럼 걷잡을 없고, 어떻게 제어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낀 라운드였다. 그렇다면 둑이 무너지지 않게 사전에 조치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나에게 그것은 그냥 평소처럼 100타만 넘기지 말자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나는 멘탈이란 놈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인가보다. 아니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존재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그저 조심하는 밖에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