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오만가지 느낌 중에서 어느게 진짜 느낌인지

빈스 윙 2011. 6. 29. 08:00

골프 연습장이나 필드에서 스윙을 하다 보면 오만 가지 느낌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느낌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이 느끼는 공통된 것도 있지만 다분히 주관적인 것들이 많이 있다. 아마도 골퍼라면 누구나 어떠한 느낌이라도 한 가지 이상은 느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느낌은 대부분 스윙에 국한된 느낌이 많다. ‘찰싹 때리는 듯한 느낌’, ‘쿵 하고 클럽을 떨어뜨리는 느낌’, ‘다운스윙을 시작하면서 약간 주저 앉는 듯한 느낌’, ‘등 뒤에서 칼을 뽑는 듯한 느낌’, ‘해머를 던지는 듯한 느낌등등.

 

나 역시 처음 골프를 배울 때 느끼는 어색한 느낌부터 최근에 느끼는 채가 떨어지는 느낌이나 뿌려주는 느낌까지 수 많은 느낌을 느꼈지만, 그러한 느낌을 오랫동안 지속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렇게 글로 표현이 가능한 느낌도 있지만 도저히 표현하기 힘든 느낌들이 더 많이 있다. 스윙에서의 느낌 외에도 어드레스에서 클럽이 짧게 느껴지거나 가볍게 느껴지는 날도 있고, 그립을 잡은 손이 왠지 편안하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또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날도 있고, 집중과 몰입이 잘 되는 날도 있다.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성인골퍼들은 이론적(머리)으로 이해가 되어야 비로소 몸이 움직이는 경향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하지만 이론적인 동작을 근거로 몸이 움직인다 하더라도 골퍼 스스로 느끼지 못한다면 레슨이나 이론도 아무런 쓸모 없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연습은 스윙의 느낌, 어드레스의 느낌, 그립의 느낌 등을 잡아두는 것이다. 느낌이라는 것은 정형화되어 있지도 않고, 눈에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골퍼의 몸 안 어딘가에 가둬 놓거나 저장하기가 힘들다.

 

매일 천 개씩 공을 치면서 연습했다는 아마 고수들은 아마도 수 많은 공을 치면서 그러한 느낌을 빨리 깨달았을 것이다. 그리고 최경주 선수의 말대로 좋은 느낌을 골퍼의 의지를 통해서 혹은 자신도 모르게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저장시켜 놓았을 것이다. 그러한 느낌이 자신도 모르게 스윙에 반영될 때 좋은 스윙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초보골퍼들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골프스윙의 좋은 느낌을 갖기 어렵고, 스스로 느끼는 느낌도 몇 가지 안 될 수도 있다. 초보골퍼가 느끼는 몇 가지 안 되는 느낌도 올바른 느낌인지는 알 수가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뭔가를 느끼기는 느꼈는데 말로 표현할 방법도 없고, 하루 밤을 자고 나면 그러한 느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느낌이란 놈이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가기는 하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예전의 느낌과 같은 모습으로 혹은 조금은 변형된 모습으로 찾아오니까 말이다. 처음으로 느낀 느낌은 돌아서면 사라져 버리기도 하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다시 찾아온 느낌은 좀 더 머물다가 떠난다. 그리고 또 다시 찾아온 느낌은 더 오랫동안 머물고 골퍼가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스윙 한 구석을 차지하게 된다.

 

골퍼에게 찾아오는 오만 가지 느낌 중에서 어느 것이 진짜 제대로 된 느낌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것 역시 고민할 필요가 없다. 느낌이 다시 찾아오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가짜 느낌은 점점 사라지고 진짜 느낌만 걸러지면서 골퍼의 몸이나 머리 한 구석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짜 느낌이 저장될 수 있는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스윙을 체크하고 누군가에게 점검을 받을 필요는 있을 것이다.

 

골프는 몸과 머리로 느끼고, 그 느낌을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해서 스윙에 반영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는 운동이다. 여기서 머리로 느낀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안다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성인 골퍼의 경우에는 골프이론으로 시동을 걸고, 느낌으로 주행한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느낌이라는 것은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힘든 것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느낌은 느낀 자만의 전유물이다. ‘느낌을 얻기 위해서는 막연하게 공만 치는 연습을 위한 연습을 해서는 안 된다. 생각을 해 가면서 스윙을 할 때 느낌은 빨리 찾아오고 오래 머무르는 속성이 있다. 아직도 특정한 스윙의 느낌을 가지지 못한 초보골퍼가 있다면, 느끼는 골프로 골프의 참 맛(?)을 느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