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들의 공을 잘 치고 싶어하는 마음

빈스 윙 2011. 6. 30. 08:00

골프를 배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음 시작할 때 공을 잘 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공을 잘 치고 싶은 마음은 초보시절을 지나 백파를 하고 보기플레이어가 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렇게 공을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공을 못 치게 만드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초보골퍼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에 연습장에서 골프를 시작한지 3개월이 되지 않은 초보골퍼들과의 대화나 그들의 스윙을 보면서 공을 잘 치고 싶은 초보골퍼들의 마음이 오히려 골프스윙에 독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반적인 초보골퍼들이 골프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갖는 마음(생각)은 공을 맞히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생각은 야구를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공도 맞히는데 가만히 있는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는 데서 발동하는 오기(?)일수도 있고, 공이라는 작은 물체를 스윙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오류에서 나오기도 한다.

 

공을 맞히려는 초보골퍼의 생각은 스윙에서 여실히 드러나는데, 그 대표적인 스윙을 살펴보면 공을 때리려는 동작’, ‘손목코킹을 하지 않는 동작’, ‘손목을 사용하는 동작’, ‘팔로만 스윙하는 동작등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이 범하는 잘못된 동작들이 모두 공을 맞히려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골프클럽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골퍼 스스로가 공을 어떻게 해 보려는 마음이 앞서면서 몸의 움직임이나 스윙궤도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사실 공을 맞히는 일은 골프스윙을 배우지 않아도 어느 정도 연습을 하면 대부분 할 수 있는 일이다. 초보골퍼가 처음에 골프를 배운다는 것은 공을 맞히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의 움직임과 클럽이 그리는 궤도를 배우는 것이다. 잘못된 동작으로 스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한두 번 공이 잘 맞으면 희희낙락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초보골퍼다. 물론 공이 클럽의 스윗스팟에 제대로 맞았을 때의 짜릿한 느낌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손끝에 전해오는 짜릿한 느낌보다는 그저 공을 잘 맞혔다는 것에 고무되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스윙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공을 맞히려는 마음이 앞선 스윙을 했기 때문이다. 공을 맞히려는 마음보다는 제대로 된 몸의 움직임으로 제대로 된 스윙궤도를 그리면 공은 클럽에 의해 자동적(?)으로 맞아 나가는 것임을 먼저 깨달아야 골프가 쉬워지고 발전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 공을 맞히기 시작하면서 초보골퍼들이 생각하는 것이 멀리 보내려는 마음이다. 앞서 공을 맞히려는 마음에서 초보골퍼의 적이 골프공이었다면, 멀리 보내려는 마음에서 초보골퍼의 적은 이다. 멀리 보내려는 마음에 힘을 이용한 스윙이 아닌 힘을 쓰는 스윙으로 일관하면서 애써(?) 만들어놓은 스윙궤도를 골퍼의 힘에 의해 다시 무너뜨리는 것이다. 스윙궤도는 무시한 채 골퍼 스스로가 공을 어떻게라도 맞혀보겠다는 마음에서 이제는 관성과 가속 등의 원리는 무시한 채 골퍼 자신의 힘으로 공을 멀리 보내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힘이 아주 세서 관성이나 가속의 원리를 무시하고도 공을 아주 멀리 보낼 수 있는 골퍼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골퍼들이 몇 이나 될까? 그리고 그들은 더 멀리 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힘에 갇혀 자신의 비거리를 스스로 짧게 하고 있는 것이다. 초보골퍼의 경우에 공을 멀리 보내는 것은 골퍼가 할 일이 아니라 클럽이 하는 일이라고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7번 아이언으로 100미터 밖에 안 나간다면 더 멀리 보낼 수 있는 6번과 5번 아이언 그리고 우드 혹은 유틸리티 클럽이 있으니 클럽별 비거리가 일정한 차이를 보일 수 있게 연습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절대 자신의 힘으로 멀리 보내려는 생각은 하지 말자. 골프는 힘 자랑을 하는 운동이 아니니까 말이다.

 

공도 어느 정도 맞고 거리도 어느 정도 나가면서 초보골퍼가 가지게 되는 마음은 공을 똑바로 보내려는 마음이다. 아이언과 우드로 연습을 하면서 공이 어느 정도 똑바로 나갔는데 드라이버를 잡자 슬라이스가 나면서 공을 똑바로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욱 더 간절해진다. 나 같은 골프지진아는 슬라이스를 펴보려고 공의 궤적에만 관심을 둔다. 공이 오른쪽으로 날아가니까 왼쪽으로 보내려고 스윙을 하지만 스윙은 점점 더 엎어 치는 스윙이 되고 슬라이스는 더욱 더 심하게 난다. 슬라이스가 나는 원인을 알지 못하고 샷의 결과만 가지고 교정을 하려고 하니 슬라이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하게 된다.

 

휘어지는 공을 똑바로 펴보겠다는 마음에서 초보골퍼의 적은 멘탈과 점점 더 잘못되어 가는 스윙궤도다. 아이언으로 스윙을 하면서 만들어 놓은 스윙궤도대로 스윙을 하는데도 자꾸 슬라이스가 나니 스윙궤도가 점점 아웃-인 궤도로 바뀌어간다. 그리고 공을 왼쪽으로 보내기 위해 당겨 치는 스윙을 하게 된다. 슬라이스가 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스윙 스피드가 늦어서 클럽페이스가 열려서 맞는 것과 임팩트 순간에 몸이 열리면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초보골퍼들이 골프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누구든지 초보골퍼의 시절이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자신이 초보였던 시절의 마음을 기억하는 골퍼는 별로 없는 듯 하다. 친구들끼리 골프스윙을 지적해 주면서 초보친구에게 그게 왜 안돼.’, ‘그걸 왜 못해.’ 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니 더욱 그런 것 같다.

 

공을 맞히려는 마음’, ‘공을 멀리 보내려는 마음’, ‘공을 똑바로 보내려는 마음모두 당연한 본능이다. 하지만 초보골퍼들의 마음은 이렇게 모든 것이 공에 집중되어 있다. 스윙에 신경을 쓰는 초보골퍼는 별로 없다는 말이다. 공을 자신의 의지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마음이 골프가 안 되게 하는 것임을 인지하고, 공은 클럽에 맡겨두고 이제는 자신의 스윙에 좀 더 신경을 써 보는 것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