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을 즐겨 읽으시는 고수님들이 오늘의 제목을 보고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뛰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파’가 ‘파’지 어떻게 ‘파’를 ‘버디’로 영전(?)시키냐고 말이다.
물론 보기플레이어에게도 '파'는 '파'고, 때로는 버디도 노려야 하지만, 나는 평소에 백돌이 골퍼나 90대 타수를 치는 골퍼들의 ‘파’는 프로들의 ‘버디’에 버금가는 성적이라고 생각해왔다.
일단 프로들의 기준을 72타로 보고, 백돌이나 90대 타수를 치는 골퍼들의 라운드 기준을 90타로 본다면, 프로선수들이 버디를 하는 숫자와 백돌이나 90대 타수를 치는 골퍼가 파를 하는 숫자가 비슷하지 않을까?
100타 내외를 쳤던 시절의 내 스코어카드를 보니, 그 당시 한 라운드에 파를 한 것이 1~3개 정도니 프로선수들의 버디 숫자만큼도 안 될 수도 있겠다. 최근에 90타 내외를 치면서 기록한 파는 4~7개 정도이니 이 정도면 최소한 프로선수들의 버디 숫자만큼은 될 것 같다. 대회마다 다르겠지만 프로선수들이 매 라운드 4~7개의 버디를 잡는다면 거의 우승권 아닐까?
그건 그렇고 내가 ‘파’를 ‘버디’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멘탈적인 측면도 있고, 성취감이라는 목표실현의 측면도 있다.
내가 생각하듯이 ‘파’가 ‘버디’면 ‘보기’는 ‘파’가 된다. 그렇게 ‘보기’만 하면 그것이 나에게는 ‘파’라는 생각으로 플레이 한다고 가정하면, 심적으로 라운드 하기가 아주 편해진다. 사실 여기서 평소에 내가 생각하는 3온 2퍼트의 전략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보기’를 하기 위한 일반적인 전략이 3온 2퍼트이다. (‘보기를 하기 위한’ 이라는 표현이 보기를 목표로 한다는 느낌을 주는데, 반드시 그런 의도만은 아니다.) 그리고 비거리가 짧은 나에게도 3번 만에 그린에 올린다고 생각하면 무리한 샷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아마추어 골퍼가 파4홀을 기준으로 세 번 만에 그린을 올리지 못할 정도로 긴 골프장은 없을 것이다. 사실 방향성의 문제와 클럽선택 등의 문제로 초보골퍼들에게는 3번 만에 그린에 올리는 것도 쉽지는 않은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2번 만에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는 멘탈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2온을 해야겠다고 혹은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티샷을 하는 초보골퍼들의 마음은 어떻게 해서든지 공을 멀리 보내놓고 보자는 마음이 앞선다. 그런 마음에서 힘만 잔뜩 들어간 스윙이 나오고 스윙궤도가 무너지고 하는 것은 아닐까?
반면 3온만 하자고 생각하면 티샷을 멀리 보낼 필요가 없어진다. 그저 세컨샷을 하기 좋은 곳으로 공을 보내는데 집중하면 된다. 그렇게 편하게 친 샷이 오히려 더 멀리 나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래서 티샷을 2온을 할 수 있는 거리까지 보내게 된다면 좋은 일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어차피 3온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2온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초보골퍼를 긴장하게 하여 경직된 스윙이 나오게 하고, 무리하게 2온을 시도하다가 미스샷이 나와 2온에 실패했을 때의 좌절감 등은 초보골퍼들의 게임리듬을 잃게 만드는 것은 물론 멘붕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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