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죽을 힘을 다해서 치면 장타가 나올까?

빈스 윙 2012. 7. 28. 07:30

지금까지 나는 골프를 하면서 비거리 때문에 스코어가 안 나온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백돌이 골퍼가 스코어를 까 먹는 것은 오비를 남발하거나, 3퍼트를 밥 먹듯이 하거나, 그린을 사이에 두고 냉탕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했지 비거리가 백돌이 골퍼에게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90대 타수를 기록하면서도 이러한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거리에 죽자 사자 매달리지 않은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비거리를 내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을 하면 비거리가 늘어날까

 

내 생각은 두 가지다. 스윙 매카니즘이 올바른 골퍼가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을 하면 비거리가 늘어나겠지만, 그렇지 않은 초보골퍼의 경우에는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을 해도 별로 거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왕초보 시절에 공을 멀리 보내려는 욕심에 드라이버 티샷을 있는 힘껏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스윙을 하면 영락없이 뒷땅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티 위에 올려져 있는 공을 치는데 뒷땅을 친다는 것은 클럽이 스윙궤도를 이탈했음을 보여준다. 내가 쏟은 힘이 공에 전달된 것이 아니라 스윙궤도를 이탈시키는데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며칠 전 연습장에서도 체격이 건장한 초보골퍼가 죽을 힘을 다해서 드라이버를 치는데도 거리는 150미터도 못 보내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코킹은 전혀 하지 않고 어깨 회전도 없이 팔 힘으로만 스윙을 하고 있었다

 

임팩트만 정확해도 그 정도 체격이면 충분히 더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마른 잔디에서 뒷땅을 치면서 불꽃놀이를 했듯이 뒷땅과 톱볼을 연발하면서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듯 스윙 매카니즘이 만들어지지 않은 초보골퍼의 경우는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을 한다고 하더라도 비거리면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스윙궤도가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일정하지 않은 초보골퍼의 경우 죽을 힘을 다하는 스윙은 오히려 스윙만 더 흐트러지고, 뒷땅을 치거나 톱볼이 되는 등 정확한 임팩트 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다

 

사실 스윙궤도를 먼저 만들고 죽을 힘을 다해 스윙을 할 것이냐, 아니면 죽을 힘을 다해 스윙을 하면서 스윙궤도를 만들 것이냐 라는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나는 스윙궤도를 먼저 안정적으로 만드는 쪽에 우선 순위를 두고 싶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방향성을 먼저 잡을 것이냐 비거리 늘리는 연습을 먼저 할 것이냐의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나는 방향성보다는 비거리를 우선에 두고 싶다. 사실 나의 경우는 방향성을 우선시 했었다

 

왜냐하면 티샷의 경우 쳤다 하면 슬라이스로 인해 오비가 나는 상황에서 비거리는 뒷전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오비를 의식해서 비거리를 늘릴 기회까지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하면 슬라이스가 날 것이 두려워서 스윙을 끝까지 못하고 어정쩡한 스윙으로 일관하다 보니 비거리를 늘릴 기회까지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슬라이스를 잡는 것이 쉬우냐 아니면 거리를 늘리는 것이 쉬우냐의 문제로 본다면 슬라이스는 스윙궤도만 올바르게 가져 간다면 의외로 쉽게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거리를 늘리는 것은 단순히 스윙궤도만으로 늘리기는 힘들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스윙의 기술을 적용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로골퍼들이 전하는 장타의 비결에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 하라는 말이 있기는 하다. 실제로 진명(대니 리)나 앤소니 킴 그리고 미셀 위 같은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방향에 관계없이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하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스윙 매카니즘을 확보한 상태에서 그렇게 연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윙 매카니즘이 엉망인 초보골퍼가 그들이 전하는 말대로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을 할 것인지, 아니면 스윙 매카니즘을 먼저 잡아 놓고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을 할 것인지는 초보골퍼들이 처한 개개인의 사정과 상황이 다를 것이므로 스스로의 판단에 맡긴다.

 

나는 개인적으로 죽을 힘을 다해서 스윙(연습)을 하기 보다는 스윙의 기술적인 부분을 습득하여 비거리를 늘리고 싶다. 사실 죽을 힘을 다하다가는 정말 죽을지도 모를 정도로 체격이 왜소해서 쓸 힘도 없거니와 골프는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