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나에게도 현실로 다가온 비거리의 장벽

빈스 윙 2012. 7. 29. 09:00

나의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시면서 조언을 해 주시는 프로님들이나 고수님들이 한결같이 나에게 얘기했던 부분이 비거리가 너무 짧다는 것이었다. 비거리를 늘리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댓글을 여러 번 달아주셨는데, 송구하게도 나는 그런 댓글을 왼쪽 눈으로 보고 오른쪽 눈으로 흘려 보냈다.

 

왜냐하면 스코어를 줄이는데 롱게임보다는 숏게임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고, 드라이버는 거리보다는 오비가 나지 않을 정도의 방향성과 구질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이 어떻게 보면 골프나 클럽의 본질을 모르고 한 생각일수도 있다

 

초보골퍼가 드라이버 티샷이 오비가 나면 스코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므로 오비가 나지 않을 정도의 구질과 방향성은 갖춰야 하겠지만, 드라이버라는 클럽은 멀리 보내기 위한 클럽이므로 클럽의 특성을 살려서 멀리 보내려는 노력도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가 비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 것에 대해서 후회를 하지는 않는다. (사실 비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적당히 하다가 포기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어차피 골프에서 배워야 하는 모든 과목을 한꺼번에 다 한다는 것은 나에게 심히 부담스러운 일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덕분에 숏게임은 연습도 많이 했고, 자신감도 충천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최근 두 달 동안 80대 스코어를 유지하면서 느낀 것이 비거리를 늘리지 않고는 더 이상 스코어를 줄이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지금 이 상태로 어찌 어찌 하면 간신히 80대 중반까지는 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장이 긴 골프장에서는 80대 스코어를 유지하는 것조차도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그 동안 주위에서 많은 지인들이 비거리를 좀 늘리는 것이 어떠냐고 조언을 해도 난 숏게임으로 승부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이제서야 비거리의 필요성과 중요함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절실함이 생겨야 몸과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나도 생각의 유연성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나의 스윙을 잘 아는 프로를 찾아가 비거리 확보를 위한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내가 예상하고 있었던 부분도 있었고, 막연하게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실행에 옮기지 못한 부분도 있었는데, 혹시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골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그 내용을 정리해 본다.

 

 

어깨회전과 리버스 피봇

백스윙을 하면서 백스윙 탑까지 올라가면서 어깨가 잘 회전하다가 어느 순간에 이르면 어깨회전을 멈추고 상체가 뒤집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주 오래된 고질적인 습관인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고쳐진 편이다

 

그래서 일단은 상체가 뒤집어지지 않는 정도까지만 백스윙을 하는 것으로 연습을 하기로 했다. 백스윙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상체가 뒤집어지니 3/4 스윙을 하면 될 것 같다. 3/4스윙을 하니 스윙은 간결해져서 임팩트는 좋아지는 것 같은데 짧은 순간에 가속을 하려니 그게 쉽지 않다.

 

코킹을 최대한 유지하라

다른 골퍼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길이가 짧은 클럽은 코킹을 유지하기 쉬운데, 클럽의 길이가 길어지면 코킹이 일찍 풀리는 경향이 있다. 특히, 드라이버 같은 경우는 코킹을 최대한 유지하면 클럽 페이스가 열려서 푸쉬성 구질이 되거나 스윙궤도가 약간만 아웃-인 궤도를 그리면 슬라이스가 날 것 같다는 생각에 코킹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공이야 어떻게 날아가도 좋으니까 그래도 한 번 코킹을 최대한 유지한다는 생각으로 스윙을 해보라는 프로의 말대로 몇 번 샷을 했는데, 두 가지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원래 나는 약한 훅성 구질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의 방향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스트레이트로 날아가는 동시에 임팩트 순간에 상당한 힘이 공에 실리는 것이 느껴졌다. 임팩트의 느낌이 예전과는 달리 뭐랄까 아주 강했다고나 할까? 어째든 어떤 알 수 없는 힘을 느꼈다.

 

프로선수들의 스윙 구분동작 사진 중에 코킹을 최대한 유지하는 사진을 보고, 실제로 따라 해보지도 않고 막연히 '나는 저렇게 스윙을 하면 클럽 페이스가 열려서 무조건 슬라이스가 날 거야' 라고 생각했던 것은 선입견과 아집으로 뭉쳐져서 생각의 유연함이 부족한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설명이 될 지 모르겠는데, 예전에는 손과 클럽헤드의 각속도가 같은 느낌이었다면 코킹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그립을 잡은 손의 속도가 늦춰지고 코킹이 풀리면서 클럽헤드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하면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어째든 원포인트를 받는 동안 잠깐 사이에 느낀 느낌이지만, 뭔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 외에도 백스윙에서 겨드랑이가 떨어지는 것과 다운스윙에서 오른 팔꿈치가 옆구리에 붙어서 내려오도록 신경 쓰고, 손목을 부드럽게 하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그 결과는 내가 얼마나 충실하게 연습하느냐에 달렸을 것이다.

 

비거리가 걸림돌이 되느냐 디딤돌이 되느냐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나로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일단은 나도 충분히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200미터 이상 뻥뻥 날리는 모습을 그리며 연습을 하니 왠지 기분까지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